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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여름날

올 여름은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비굴해질 수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휴, 진짜 아직도 그 때 생각만 하면 부끄럽다. 그래도 그런 비굴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이다. 비굴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야 그게 최상이겠지만, 나 좀 불쌍하게 여겨달라고 비굴한 소리하고 자위하고 그러면서 고비를 넘긴 것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급할 때만 존나 굽히고 입 싹 닦지만 않는다면 나도 꽤 괜찮은 인간일 수 있다. 힘든 일 있으면 나한테 와라. 뭐 그럴 일 별로 있을 것 같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