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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그냥 생각


  땅이 평평하고 단단하면 아무리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 지질이 무르거나 땅이 파여서 쑥 들어간 부분이 있어야 그곳에 물이 고이면서 저수지같은 게 된다. 어떻게든 모나지 않고 평평하고 단단한 상대를 만나려고 온갖 검증을 하는 게 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완벽한 100%의 여자아이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과 내가 유의미한 뭔가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리 비를 내려봐야 고이지 않을 터인데 말야. 물론 그런 사람을 어떻게든 내 옆에 잡아둘수만 있다면야 좋기야 할 것이다. 살면서 뭐랄까 여러모로 마음고생할 이유도, 이런저런 트러블을 겪을 일도 없겠지. 데리고 다니면 폼도 나고, 뭔가 나란 사람이 상당히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증명도 될 것 같고. 그러나 그 사람이 나와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사람을 잡아둘 수 있었던 어떤 수단이 사라지면 그 사람과의 인연도 물거품이 되겠지.  
  ...해서 내가 결점이 많은 사람인이상, 나처럼 푹 파인 부분이 있는 사람을 만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 사람이랑 안 될 수밖에 없었던 건 그 사람이 나에게는 너무 완벽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인생이란 게 Plan B의 연속, 차선책의 반복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