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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남 얘기


  누가 다른 남자랑 바람이 났다더라, 하는 얘기 들으면 겉으로는 그냥 웃어넘기면서도 사실 기분이 좋지 않다. 그냥 남 얘기로 넘기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30대 중반 여교사가 중학생 꼬셔서 놀았다는 기사도 보면서 씁쓸했다. 남편 기분은 어떨까, 애 기분은 어떨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상념에 잠긴다. 이런 류의 얘기가 들릴 때 그냥 히히덕거리면서 음담폐설을 꺼리낌없이 할 수 있었던 예전이 그립다. 나이를 먹으면서 공감하는 능력이 느는 것을 성숙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이 변화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서 슬슬 잊어가고 있는 안 좋은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니 아주 기분이 좆같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어떤 새끼가 그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