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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새로운 메시지


내가 '도대체 왜?'라고 물을 때마다 너는 항상 '그냥'이라고 대답을 했지만 아직도 납득할 수 없다. 정말로 네가 자신의 특정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라면, 애초부터 내가 알아보고 피했겠지. 대인관계 처세술에 있어서 무척이나 능숙한 네가 그런 걸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결국은 나를 엿먹이려고 그랬다는 건데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비꼬거나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모르겠고 매우 궁금하다.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사과를 하는 건 무책임한 거니까 미안하다는 말은 할 수 없다. 그저 나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너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면 그게 결코 고의는 아니었다는 것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가 나를 엿먹이고 싶었던 의도가 정말 있었다면 그게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지금 나의 솔직한 심정은, 재앙을 맞은 것 같다. 예고없이 찾아오는 자연재해 같은 것. 이게 왜 나한테 왔는지도 모르겠고, 왜 하필 내가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건지도 알 수 없고, 아무튼 모르는 거 투성이고 그냥 황당하다.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린치를 가하고 싶지도 않고 사실은 그럴 힘도 없다. 그냥 좀 알고 싶다. '아, 내가 이러이러한 잘못을 해서 망한 거구나'라고 납득을 할 수 있다면 마음도 편해지고 무엇보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