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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자부심

어제 승승장구에서 김성근 감독 나온 거 보면서 다시 생각에 잠긴다. 김성근 감독 이야기와 다양한 야구 기사와 자서전 등을 통해 많이 봐왔다. 어제 김감독이 했던 얘기도 나에게는 그렇게 새로울 것이 없었다. 김성근이라는 남자, 정말 같은 남자로서 존경스럽고 멋있다. 자부심이란 저런 거구나, 라는 게 느껴진다. 남자는 상황에 불평하지 말고 결과로서 자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그런 얘기를 항상 하시더라. 되게 멋있는 말, 멋있는 인생, 멋있는 자세라는 거 공감하는데 저러한 태도로 남은 인생을 보내보자, 라고 막상 마음을 먹으면 금새 가슴이 또 답답해진다. 그건 너무 피곤한 인생 아닐까, 라는 의문. 즐겁고 달콤하고 유유자적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이 나에겐 도저히 허용되지 않는 건가, 라는 자조. 그렇다고 내가 마냥 만만디로 살아갈 놈도 못 된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그래서 아직도 생생하게 그 심정이 느껴지는 안 좋은 기억들이 심심찮게 찾아오기도 하고, 저런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잘 될 수가 있냐라는 시기, 질투의 마음 때문에 때때로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저X보단 잘 되야 한다는 증오와 미움 또한 가지고 있으니까. 어느 쪽이든 확실하게 태도를 보여야 인생의 고수인 것 같다. 이 문제에서만큼은 중용이란 게 없는 듯.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살기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