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감상하고 나서 소감을 글로 적거나 자기 입으로 썰을 푸는 행동이 과연 그렇게 고상한 짓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나도 그런 짓을 하면서 나 자신이 굉장히 교양있는 인간이 된 것 같다는 이상한 쾌감을 느낀 적 많았는데 요즘 들어 좀 반성하게 된다. 그런 걸 하면서 동시에 그게 되게 고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의미있는 짓이려면 그 대상이 무엇인가와 관계없이 평가를 하는 기준이나 그 대상에 접근하는 태도가 좀 달라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고 와서 그걸 평가하는 태도가 자기가 어제밤 업소에서 경험한 매춘부의 외모 및 서비스 능력을 품평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면, 그 대상이 매춘부냐 영화냐의 차이만 있을 뿐 특별히 그 행동이 어느 쪽이 더 고상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누구 까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자기 반성이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