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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목적의 목적, 목표의 목표


  어렸을 땐 새로운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갔는데, 언젠가부터는 나 자신의 결핍 채우기에 매진을 하는 느낌이다. '누구나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위의 두 가지 태도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두 가지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전자는 자기를 0 혹은 양수로 보고 거기에 더 더하기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이고, 후자는 자기를 음수로 보고 양수를 얻어 0가 되겠다고 사는 태도이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현실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일까? 그렇다고 하여도 낮추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지금 인생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고 만족하며 살다가도, '메리트 없는 인간' 취급을 받았던 과거의 기억이 수시로 나타나 나의 의식을 점거할 때마다 뭐라도 더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냥 이대로 만족하고 살면 패배자가 될 것만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범죄가 아닌 이상 뭐라도 열심히 하는 게 그리 나쁘지는 않겠으나, 목적이 이런 것이라면 인생의 질이 과연 높아질 수 있을까? 매우 잘 풀려봐야 0이다. 최상의 결과가 0라는 건 슬픈 일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는 기쁨도 크겠지만 새로운 물건을 얻는 것만은 못할 것이다.. 새로운 물건을 얻기 위해 살아간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