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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질투


  오늘 인터넷 뉴스를 통해 어느 명문 대학교가 정원의 80%를 수시로 뽑겠다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학교 다닐 때 나는 수시라는 제도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수시로 들어오는 친구들은 정시로 입학한 나같은 사람들과는 좀 다른 유형의 인간처럼 보였다. 대체로 외모도 잘 났고 집안도 괜찮고 공부 외에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게 많았다. 이런 애들이 학벌까지 나랑 비슷해버리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엄친아', '엄친딸'의 증가에는 이 수시라는 제도가 한몫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내가 잘 하는 무엇인가가 한 가지 정도는 있을 거야'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 같은 루저들의 눈에는 그 제도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녀도 수시로 학교에 들어왔다. 그 점 때문에 어느 정도 질투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걸 근거 삼아서 그녀가 너무나 인생을 쉽게 살아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철이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에 대해 알아가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내가 바라는 모습과는 정반대인 어떤 면을 보게 될까봐 두려워서 그녀의 속을 보고 듣고 읽으려하지 않았다. 그 때는 그녀가 나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불평했는데 사실 내가 보여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질투는 사람을 병신으로 만든다고 한다. 그걸 잘 알고 있는데 그래도 마인드 콘트롤이란 게 쉽지가 않더라. 사실은 질투했었다는 걸 이렇게 글로 정리하면 조금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써보았다.


  반성이라는 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하는 건데 이제는 반성을 하면 더 의기소침해진다. 선생님 앞에서 조금이라도 수위가 낮은 벌을 받기 위해 최대한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 고딩의 심리가 아직 내 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