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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을 모색하다. 1. 유물론이 뭔지 몰라도 유물론적인 인생을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유물론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마르크스 책을 다시 사보는 건 뻘짓. 나는 이 사실을 종로 반디앤루니스에 도착해서야 깨달았다. 다시 집에 돌아오는데 차가 엄청 막히더라. 뻘짓하느라 헬스장도 못 가고. 젠장. 2. 살다 보면 정말로 못된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렇게 못되게 살면서 잘 사는 사람도 있구나, 나도 좀 덜 착해져야지 라고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살다보면 또 되게 착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도 이렇게 착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니! 그들을 보면서 좀 착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은 그냥 나는 일반인이라는 거. 세상에 못된 사람도 많고, 착한 사람도 많.. 더보기
어느 토요일의 끄적끄적 1. 행복은 Punk다. 런닝 타임이 매우 짧다. 제3자 눈에는 되게 쉬워 보인다. 인생은 Hiphop이다. 규칙적인 Loop + 약간의 변주. 사랑은 Jazz. 머리싸매고 공부해도 improvise에 능한 자를 못 따라간다. 성욕은 J-Pop. 금지되었을 때 더 끓어오른다. 한국남자는 K-Pop이다. 동아시아에서만 먹힌다. 권태란 애국가다. 사정시간을 늦춰준다. 원래는 이런 의도로 쓰기 시작한 게 아닌데 이상한 것만 나오네. 2. 자랄 때는 손톱 발톱처럼 소리소문없더니 자를 때는 손발처럼 존나게 아프다. 3. 후회가 된다는 소리를 하는 놈은 차라리 행복한 거다. 선택권이 자기에게 있었던 순간이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있었다는 얘기니까. 더보기
내일 향박작계를 가야 하는 착한 어린이 워너비의 이야기 새벽 1시가 넘어가면 절망이라는 이름의 폐수가 내 머리 속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2시가 넘어가면 이 더러운 것들이 뇌를 가득 채운다. 이때쯤 머리를 갈라보면 아마 검은색 빛깔의 뇌수가 흘러나오지 않을까? 2시 반이 넘어가면 얼마 전까지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치던 놈이 건방지게도 또 다시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시작한다. 그 외에도 인생을 참 잘못 살았구나, 나에게 미래는 없는 것 같다, 평생을 이 지겨운 반복 속에서 보내다가 사라지겠지 등등 우울함 관련 국가대표급 클리셰들로 구성된 진부한 막장 모노드라마가 눈 앞에 플레이된다. 밤늦게까지 사랑을 속삭일 수 있었던 때에는 내가 야행성 인간이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제는 그게 내 인생을 참담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이다. 한 때는 삶의 질을 위.. 더보기
어쨌든 활력을 찾았다. 2007년의 가을이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다. 그녀가 나의 열등의식을 마구 자극해준 덕분에 어쨌든 나는 다시 활력을 찾게 되었다.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책도 다시 보게 되었고, 시험도 보러 다니고, 무엇보다도 계획이라는 걸 다시 하게 되었다. 내 안에 아직도 자기애라는 게 남아있기는 하나보다. 자기를 사랑하라는 얘기, '자기애'라는 단어(나는 이런 어휘가 존재한다는 걸 20대 후반에야 알았다)를 보고 들으면 (아직도) 뭔가가 딱 캐치되는 느낌이 없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자기를 사랑한다는 게 도대체 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고 자위를 하는 이미지만 떠오른다. 자신의 나체를 보고도 발기가 되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더 웃긴 건 내가 강한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얘기.. 더보기
비가 존나게 오는 새벽 4시 후유~ 겨우 겨우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가 요 며칠간의 방황으로 인해 다시 야행성으로 돌아왔다. 비오는 새벽 4시에 침대에 누운 사람이 잠이 올 리가 없다. 온통 어두컴컴한 생각들이 몸 전체를 감싸고 돌아서 도저히 기분좋게 잠을 청할 수가 없다. 다시 컴퓨터에 앉아 글이나 끄적거린다. 방금 잠이 무지하게 안 와서 밖에 나가서 바람을 쫌 쐐고 왔다. 평소에는 웬만한 비는 그냥 맞고 다니지만 오늘 밤의 비를 맞았다가는 팬티까지 젖을 것 같아서 우산을 찾았다. 문 옆에 놓여있는 3개의 우산이 눈에 들어왔다. 중간에 있는 남색 우산이 내가 직접 구입한 것이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 것이다. 오른쪽에 있는 버버리 무늬의 우산은 대학동기 Y군이 우리 집에 왔다가 놓고 간 것이고, 왼쪽의 노란 우산은 내가 좋아했던 어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