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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따위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감상하고 나서 소감을 글로 적거나 자기 입으로 썰을 푸는 행동이 과연 그렇게 고상한 짓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나도 그런 짓을 하면서 나 자신이 굉장히 교양있는 인간이 된 것 같다는 이상한 쾌감을 느낀 적 많았는데 요즘 들어 좀 반성하게 된다. 그런 걸 하면서 동시에 그게 되게 고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의미있는 짓이려면 그 대상이 무엇인가와 관계없이 평가를 하는 기준이나 그 대상에 접근하는 태도가 좀 달라야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고 와서 그걸 평가하는 태도가 자기가 어제밤 업소에서 경험한 매춘부의 외모 및 서비스 능력을 품평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면, 그 대상이 매춘부냐 영화냐의 차이만 있을 뿐 특별히 그 행동이 어느 .. 더보기
홍상수 영화 대학 다닐 때에는 홍상수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니 무슨 영화가 술 마시는 거랑 떡치는 거밖에 없냐?' 근데 직장 다니면서 그 질문에 답을 얻었다. 뭐 개중에는 되게 버라이어티하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한국인에겐 정말로 그거 뿐이다. 직장생활 하면서 뭔가 사건다운 사건, 이벤트다운 이벤트가 일어나는 장소는 술자리가 아니면 여자랑 있을 때 뿐이었다. 그 외의 시간들은 끊임없는 노동의 연속이고, 그 시간동안 누구도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술자리와 섹스를 주요한 피사체로 삼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아, 감독님. 감독님이야말로 현대의 한국인에 대해 가장 아시는 시네아스트이시군요. 존 to the 경. 더보기
쿨함의 비윤리성 아무리 죄가 중해도 '내가 잘못했구나'라며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혹은 가진 척 하는) 사람은 숭고한 캐릭터가 되고, 정말로 아무 잘못 없이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일단 '저새끼 죽일놈'이라며 목에 핏대 세우고 흥분을 하면 그 사람은 찌질이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라리 전자가 낫겠다며 일부러 죄를 짓고 존나 우아한 자세로 고급 술을 빨며 그럴듯한 자책의 멘트를 뱉는다. 역겹다. 하지마라. 더보기
loyalty 삼성이란 기업에 좋은 감정도 없고,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나의 고향팀)에 대한 열정도 예전같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이 집단에 충성을 다하는 양준혁이라는 남자는 무지하게 멋있어 보인다. 라인하르트는 재수없지만 키르히아이스에겐 괜히 잘됐으면 좋겠단 생각 가지는 거랑 비슷한 건가? 더보기
존나 어려운 거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라고 말을 하기란 존나 쉬운데, 정말로 그렇게 마음을 먹기란 존나 어렵다. 이것만 되면 정말 세계 정복이라도 할 텐데. 더보기